(구)boymin
불편한 강아지 본문
얼마 전, 방과 후 시간에 제작한 게임(?)이다.
2017년 7월의 Out Of Index라는 전시회에서 MOLOCH - ZERO 라는 게임을 한 이후부터,
특정 사회적 문제를 지적하고, 고발하고,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하며 사람들의 감정을 들었다 놨다 하는 그런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리고, 이번 수업에서 그 생각을 실현해 보기로 했었다.
주제는 '행복'. 생각의 처음 3가지를 실현할 수 있는 기회였다.
'불편한 강아지'.
제목부터 조금 특이한 이 게임은, 유기견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함을 목표로 한 게임이다.
집에서 강아지를 키우는 만큼, 예전에 보았던 유기견 관련 다큐멘터리는 내게 큰 슬픔으로 다가왔었다.
사랑하는그 어떠한 것이라도 함께 살아가는 것이 행복이라고 생각했던 나는,
강아지에겐 주인, 주인에게는 강아지와 함께 하는 것이 행복이라고 생각했고,
유기견이 줄어든 사회로서나 행복한 견주들의 사회로서나 더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기에 이 주제로 선택하였다.
다큐멘터리에서는, 유기견이 생겨나는 대부분의 원인이 무분별한 입양과 무책임이었다.
사람들은 흔히들 강아지를 입양할 때 그 귀여운 모습과 자신의 외로움 때문에 입양을 하지만,
강아지 역시 하나의 생명체이기 때문에 언제나 그런 모습만을 보여줄 순 없다.
강아지는 배변을 하기도 하고, 주기적으로 산책을 시켜주거나 사료를 주어야 하며,
외로워하지 않도록 자주 놀아주거나 만져주어야 한다.
그 외에도 강아지를 키울 때에는 정말 다양한 노력들이 필요로 한다.
무분별하게 입양한 견주들은, 이런 모습에 실망감이나 무책임을 보여 쉽사리 강아지들을 버리곤 하고,
이것이 유기견 문제의 주 원인이 된다.
나는,
일반적으로 강아지의 긍정적인 면을 보여주는 강아지 키우기 게임과는 반대로,
강아지의 부정적인 면을 보여주는 강아지 키우기 게임을 만들어,
입양하기 전 사람들이 이 게임을 통해 강아지를 키울 때의 불편한 점들을 미리 느껴본다면
무분별한 입양이 줄어들 것이고,
이에 따라 유기견 문제가 점차 줄어들어,
결국 더 나은 사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강아지의 불편한 점들을 느끼게 해주는 게임을 만들게 되었고,
이름을 불편한 강아지 로 짓게 되었다.
게임의 한 화면이다.
처음에는 강아지의 이름을 정해줄 수 있고, 이후부터는 강아지를 계속해서 키우게 된다.
강아지는 5개의 능력치가 있는데,
활기
행복
친밀도
허기
스트레스
이다.
활기는, 강아지와 얼마나 산책을 하는 지에 따라 결정된다.
강아지는 하루 약 2번 정도를 산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들은 적이 있다.
게임에서 강아지와 산책을 하려면 실제로 어플리케이션을 실행한 채로 돌아다녀야 하고,
이렇게 산책을 할수록 활기가 증가한다.
반대로 산책을 하지 않을수록 활기가 감소한다.
행복은, 강아지를 얼마나 쓰다듬어주냐에 따라 결정된다.
스마트폰에는 근접센서라는 센서가 있다. 주로 전화를 할 때 귀에 닿았는지 안닿았는지를 확인하여 화면을 끄거나 키는 기능을 할 때 확인할 수 있다.
이 근접센서를 손으로 쓰다듬어주면 강아지를 쓰다듬어줄 수 있다.
마찬가지로, 쓰다듬어 줄 수록 행복이 증가하고, 그렇지 않을수록 행복이 감소한다.
친밀도는, 얼마나 자주 강아지와 만나냐에 따라 결정된다.
기본적으로 어플리케이션을 킨 상태를 강아지와 함께 집에 있는 시간,
어플리케이션을 끈 상태를 주인이 외출한 상태로 가정한다.
강아지는 주인과 자주 만날수록 친밀도가 증가하고,
오래간 주인이 외출할수록 친밀도가 감소한다.
허기는 말 그대로 허기.
강아지에게 사료를 주면, 강아지는 현재 허기의 상태에 따라 사료를 먹는다.
강아지가 사료를 먹으면, 주인은 어플리케이션을 켜서 사료를 다시 채워주어야 한다.
허기는 계속해서 감소하기 때문에, 주인은 적당한 시간마다 사료를 채워주어야 한다.
스트레스는, 얼마나 강아지 배변을 안치워주냐에 따라 결정된다.
강아지는 밥을 먹으면 배변활동을 하고,
플레이어는 이를 화면 밖으로 슬라이드해 치워주어야 한다.
오랫동안 배변을 치워주지 않을수록 스트레스가 증가한다.
게임은 이런식으로 강아지의 불편한 점들을 일일히 케어해주는 식으로 진행되게 되며,
만약 그 어느 능력치라도 기준 이하로 떨어지면 (스트레스의 경우는 기준 이상으로 올라가면)
강아지는 가출을 하게 된다.
이는 현실에서는 유기견이 발생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플레이어는 강아지가 가출하지 않도록 잘 보살펴,
약 일주일동안 강아지를 키우면 성공이다.
만약 강아지를 키우는데에 성공하면,
유기견을 분양받을 수 있는 웹사이트에 링크를 연결해준다.
만약 강아지를 키우는데에 실패하면,
유기견 다큐멘터리의 한 장면을 보여주며, 유기견을 키울 때의 책임감에 대해 일깨워준다.
결론은, 방과 후 때문이 아니더라도,
나는 무언가 사회의 문제점을 찌르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그리고 이 게임은 그 시발점이었다.
나는 최대한 유기견 문제를 찔러, 그 해결책을 제시하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결과물이 내가 원하는 효과를 불러 일으킬 수 있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이런 도전을 해봤다는 것 자체가 나름대로 의미가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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